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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취약계층 정부 지원 혜택(2025년 기준)

2025년 기준, 주거 취약 계층에게 필요한 실제적 대안-고시원에서 안심주택으로 '정책이 만든 작지만 깊은 변화'

by news7809 2025. 6. 8.

고시원에서 안심주택으로 '정책이 만든 작지만 깊은 변화'

왜 고시원은 ‘집’이 될 수 없는가?

고시원은 오랜 시간 ‘비정상적인 주거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수많은 주거 취약 계층이 고시원을 ‘최후의 주거지’로 선택하고 있다. 저소득 근로자, 노인, 청년층, 무직자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초기 입주 비용과 무보증 시스템 때문에 고시원에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고시원은 주거의 기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평균 면적 3평 남짓, 창문 없는 밀폐된 구조, 공동 화장실과 샤워실, 취사 불가능, 소방 안전 미비 등은 ‘집’이라기보다 ‘수면 공간’에 가깝다. 이런 열악한 환경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며, 장기 거주 시 건강과 정신적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고시원 탈출 프로젝트’ 혹은 ‘서울형 안심주택’ 등의 공공 임대주택 정책을 통해 고시원 거주자들이 보다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고시원의 구조적 한계

고시원의 문제는 단순한 ‘공간의 비좁음’이 아니다. 구조 자체가 사람의 일상과 감정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 창문이 없어 자연광 유입이 불가능하다.
  • 방음이 거의 되지 않아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
  • 공용 공간이 많은 구조로 위생 문제나 감염병 노출 위험이 높다.
  • 취사가 불가능해 영양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다.
  • 화재나 범죄 등 안전사고에 취약하다.

이러한 조건은 '사는 공간'이라기보다 '머무는 곳'에 가깝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고시원 내 집단 감염 사례가 알려지면서, 고시원이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서울형 안심주택: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대안

서울시는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등에서 거주하는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해 ‘서울형 안심주택’을 운영 중이다.
이 주택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 보증금 없이 입주 가능 (조건에 따라 최대 1년 이상 거주)
  • 월 임대료 5만 원~15만 원 수준
  • 기본 가전과 가구가 비치된 원룸 또는 투룸 형태
  • 개인 욕실, 주방 완비
  • 관리사무소와 연결된 치안 및 응급 대응 시스템

입주 대상은 주민센터를 통해 주거 위기가 확인된 사람으로, 상담 및 추천 절차를 거쳐 선정된다. 이 제도는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리상담, 일자리 연계, 자립 교육 등 ‘주거+복지 패키지’ 형식으로 운영된다.

 

고시원 vs 안심주택 (주요 항목 비교)

항목 고시원 (평균) 안심주택 (서울형 기준)
면적 3~4평 6~8평 이상
개인 욕실 없음 있음
취사 가능 여부 불가 가능
보증금 없음 일부 면제 또는 0원
월세 약 30만원 전후 평균 7만~10만원
창문·환기 없음 필수 설치
계약 안정성 매우 낮음 1년 이상 안정 거주 가능
 

사례

① 나를 다시 사람답게 만들어준 공간

김민수(가명, 35세) 씨는 2023년까지 5년간 강북구의 한 고시원에서 거주했다. 창문 하나 없는 방에서 매일 출퇴근을 반복하며 "언젠가 정신적으로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았다고 한다. 이후 동주민센터를 통해 안심주택 입주를 소개받았고, 현재는 공공근로를 하며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처음에 안심주택 들어갔을 때, 창문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햇빛이 들어오고, 음식 냄새가 방에 배지 않고, 조용히 쉴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감사한 일인 줄 처음 알았어요."

② 작은 방 안, 나 혼자 세상과 단절되어 살았어요

스물아홉이 되던 해, 나는 고시원으로 들어갔습니다. 회사도, 가족도, 갈 곳도 없었고, 가진 돈이라곤 백만 원 남짓이 전부였습니다. 고시원 방은 너무 작았고, 창문이 없었습니다. 사람을 만날 수는 있어도, 햇빛은 볼 수 없었죠.
주거 취약 계층이라는 말, 그땐 그게 내 얘기인 줄 몰랐어요. 그냥, 사는 게 이런 건 줄만 알았죠.

문을 열고 나가면 복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공용 화장실에서 흘러나오는 청소 약 냄새. 밤엔 얇은 벽 너머의 전화 통화 소리에 깼고, 새벽에는 누군가 울고 있는 소리가 들렸어요.
고시원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구조였어요.

그렇게 2년을 버티고 있던 어느 날, 동주민센터에서 서울형 안심주택이라는 걸 소개받았어요. 말 그대로 ‘안심’할 수 있는 주택이라더군요.

③ 택배기사에서 바리스타를 꿈꾸게 된 아저씨

이웃 중엔 이○○ 아저씨가 있어요. 50대 중반, 전에는 청량리 고시원에 살았대요.
하루 12시간씩 택배를 하며 겨우 월세를 낼 정도였다고 해요. 몸도 마음도 지쳐서 “사는 게 버거웠다”고 하시더군요.

그런 그가 안심주택에 와서 가장 좋았던 건 “밤에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어요.
작은 식탁에 커피를 올려두고, 매일 책을 펼치신대요.
요즘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다고 학원도 다니세요.
“이 공간이 있으니까 내가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는 거지”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계속 맴돌았어요.

 

삶의 리셋: 공간이 바뀌니 사람도 바뀌었다

안심주택 입주자는 단순히 '거주지'를 바꾸는 게 아니라, 삶의 리듬 전체를 재구성한다.
고시원에서는 아침을 건너뛰고, 대충 편의점 도시락으로 하루를 때우는 생활이 반복된다. 하지만 안심주택에서는 간단한 식사를 직접 해 먹고, 환기를 시키고,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있다.

이는 곧 정신적 회복, 자존감 향상, 인간관계 회복으로 이어진다.
서울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안심주택 입주 후 6개월 내 정서 안정도와 자립 의지가 뚜렷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시원 탈출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고시원 탈출’이라는 말은 마치 누군가가 탈출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정부와 사회의 구조적 개입 없이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월수입 150만 원 이하, 신용 불량, 가족 단절 등의 조건을 가진 사람에게는 전세자금 대출도, 일반 월세 집도 꿈같은 이야기다.

그렇기에 안심주택과 같은 정책은 단순한 복지 제도가 아니라, 주거 취약 계층의 생존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다.
그리고 이 제도는 단순히 주택 한 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지’를 주는 복지의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