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은 비정상이 아니다 – 요양시설 내 갈등이 생기는 구조
요양시설은 다양한 직종이 함께 일하는 공간이다. 보호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청소 인력까지 각자 역할은 다르지만, 같은 공간에서 어르신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이런 구조 속에서 갈등이 생기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건 역할 오해와 감정 충돌이다. 예를 들어 간호사는 의학적 안전을 우선하고, 보호사는 생활 중심 돌봄을 우선하는데, 같은 상황을 두고 판단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보호사는 “간호사가 너무 원칙만 따져”라고 느끼고, 간호사는 “보호사가 너무 감정적으로 움직인다”고 느낀다. 이처럼 요양시설팀 갈등은 직무 중심의 차이에서 시작된다.
또한 요양시설에서는 팀 내 위계가 암묵적으로 존재한다. 공식적인 직급은 아니지만, 경력 차이, 연령, 표현 방식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권력 구조가 갈등을 키우는 요소가 된다. 어떤 보호사는 “내가 더 오래 일했으니 이렇게 해”라고 하고, 신입 보호사는 아무 말 못 한 채 따라가기만 한다. 그 과정에서 소통은 단절되고, 감정은 누적된다. 하지만 이 갈등을 개인적인 성격 문제로만 치부하면 해법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요양 현장 협업은 감정보다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풀 수 있다. 갈등은 대부분 의도적인 악의가 아니라, 정보의 부족, 입장의 차이, 표현 방식의 오해에서 비롯된다.
역할과 감정의 충돌 – 직종 간 오해를 만드는 원인
요양시설에서는 각 직종의 역할이 분명히 나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 경계가 자주 모호해진다. 보호사는 어르신의 일상 전반을 책임지고, 간호사는 건강과 약물, 응급 상황을 관리한다. 사회복지사는 상담과 행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가족과의 소통까지 맡는다. 이처럼 분담된 구조 속에서도 실제로는 자주 겹치는 일이 생긴다. 어르신의 상태 변화나 가족 민원처럼 복합적인 상황에서, 각 직종이 다른 관점과 우선순위로 반응하면 갈등이 시작된다. 보호사. 간호사. 소통 문제는 바로 이 시점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보호사는 “어르신이 식사를 거부했어요”라고 말하지만, 간호사는 “의학적으로 이상 없으니 드셔야 해요”라고 답한다. 보호사 입장에서는 감정과 분위기를 살피며 접근한 것이고, 간호사 입장에서는 건강 유지를 위한 의무였다. 이 작은 차이가 반복되면 ‘이해하지 못한다’는 감정으로 번지고, 결국 불편한 감정이 쌓인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말투나 표현 방식이 오해를 부른다는 점이다. “왜 그렇게 했어요?”라는 말이 지적처럼 들리고,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은 협조 거부처럼 느껴진다. 여기서 실무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이 중요해진다.
갈등의 본질은 ‘누가 맞느냐’가 아니라 ‘어떤 입장에서 말하느냐’다. 각자 맡은 역할이 다르면 말하는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역할 차이를 감정적 오해로 받아들이면 팀워크는 무너진다. 그래서 요양시설팀 갈등을 줄이기 위해선 감정이 아닌 역할의 관점으로 상황을 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 저렇게 말할까"가 아니라 "어떤 책임 아래에서 저런 판단을 했을까"라고 접근하는 태도— 그것이 바로 돌봄 현장에서 진짜 협업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갈등을 줄이는 실무 커뮤니케이션 기술 – 말보다 듣는 기술
요양시설의 갈등 대부분은 일보다 말에서 생긴다. 보호사가 힘들었던 하루를 정리하는 말 한마디가, 듣는 사람에게는 불만처럼 들릴 수 있고, 간호사의 지시가 보호사에겐 ‘명령’처럼 들리기도 한다. 돌봄 현장처럼 긴장도와 피로도가 높은 환경에선 작은 말투 차이도 큰 감정 상처로 이어진다. 이때 필요한 건 말로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말을 줄이고 듣는 기술이다. 실무자 사이의 소통은 설득보다 공감이 우선이고, 논리보다 분위기가 먼저다. 실무 커뮤니케이션은 절대 언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동료가 “오늘 정말 힘들었어요”라고 했을 때, “그 정도야 누구나 그래요”보다 “그랬구나, 어디서 가장 힘들었어?”가 갈등을 막는 말이다. 반응을 바꾸면 분위기가 바뀐다. 보호사 간의 말다툼도, 듣는 태도 하나로 줄일 수 있다. “왜 그렇게 했어요?” 대신 “혹시 그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로 바꾸면 방어적 대화가 줄고, 감정은 비난이 아니라 설명으로 흘러간다. 요양 현장 협업은 말의 기술이 아니라 감정 조절의 기술이다. 빠르게 판단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듣는 자세, 그게 진짜 소통이다.
또한 실무에서는 즉답보다 유예가 갈등을 줄인다. 동료가 건넨 말에 바로 반박하거나 판단하기보다는, “한 번 생각해 볼게요”라는 유예의 말이 서로의 틈을 메운다. 특히 팀 내 위계나 경력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는 직접적인 말보다 우회적 소통이 오히려 팀워크를 높인다. ‘맞는 말’이 아니라 ‘편안한 말’을 선택하는 태도— 그것이 요양시설에서 가장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결국 보호사. 간호사. 소통도 말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잃지 않는 말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건강한 팀은 따로 있지 않다 – 돌봄 조직에서 ‘진짜 협업’이란
좋은 팀은 특별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같은 방향을 향해 조금씩 마음을 맞춰갈 때 비로소 ‘건강한 팀’이 만들어진다. 요양시설은 감정노동이 많은 공간이다. 각자의 피로가 쌓이면 작은 말도 날카롭게 들리고, 작은 실수도 큰 오해로 번지기 쉽다. 그래서 더더욱 중요한 건, 갈등을 없애는 팀이 아니라, 갈등을 다루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돌봄 조직에서 협업은 완벽한 분업이 아니라, 불완전한 상황 속에서도 “내가 조금 더 움직이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다.
진짜 협업은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태도다. 힘든 상황일수록 말 한마디를 줄이고, 누군가의 피로를 먼저 알아봐 주는 팀, 실수가 생겼을 때 비난보다 해결을 먼저 찾는 팀,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로의 감정을 책임지지 않더라도 존중해 주는 팀— 그런 팀이 오래 간다. 요양 현장의 요양시설팀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함께 다룰 수는 있다. 협업은 혼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잘하려는 사람이 만들어낸다. 현장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 사이엔 이해와 충돌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 사이에서 소통이 이어지고 감정이 순환될 때, 돌봄은 단단해진다.
좋은 팀이란 서로 웃으며 일할 수 있는 분위기,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괜찮음을 주고받는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우리가 버텼다”는 안도감을 함께 나누는 팀이다. 그런 팀은 하루의 피로를 이겨내고, 감정의 소진도 함께 이겨낸다. 돌봄은 혼자서는 절대 오래 할수 없다. 그래서 진짜 협업은 어르신을 중심에 두고, 내 감정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안정감을 지켜주는 선택이다. 건강한 팀이란 이상적인 사람이 아닌,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따뜻한 반복으로 만들어진다.
'노인 전담 요양보호사 실무일지(하루 일과 중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대에서 휠체어 이동 보조 시 ‘불안감 감소 유도법’ 실전 (0) | 2025.04.16 |
---|---|
신체 부담을 줄이는 요양보호사의 자세 기술 – 근골격계 질환을 피하는 실무 요령 (0) | 2025.04.15 |
요양보호사의 윤리와 딜레마 – 감정과 직무 사이의 경계에서 (0) | 2025.04.15 |
요양보호사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 팀을 이끄는 실무자의 조건 (0) | 2025.04.15 |
🟨요양보호사 교대근무의 기술 – 인수인계가 돌봄 품질을 결정한다 (0) | 2025.04.14 |